
수술 뒤 통증이 줄었는데, 재활은 계속 받아야 할까요
수술을 받고 시간이 지나 통증이 많이 줄면 "이제 별로 안 아픈데 재활은 계속 다녀야 하나요?"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. 아프지 않은데 병원을 오가려면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합니다. 저는 마취통증의학과에서 통증 조절을 맡고 있습니다. 그런데 통증이 줄었다는 것과 몸이 수술 전처럼 움직인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. 수술 뒤 재활을 이어가는 이유도 이 차이에 있습니다.
통증이 줄어도 남아 있을 수 있는 것들
수술은 문제가 된 구조를 바로잡는 치료입니다. 하지만 수술 전후로 몸에는 다른 변화도 함께 생깁니다. 아파서 덜 쓰던 근육은 힘이 빠지고, 수술 부위 주변 관절은 움직이는 범위가 줄어 있을 수 있습니다. 아픈 쪽을 아끼느라 걷는 모양이나 팔을 쓰는 방식이 달라지기도 합니다.
통증은 이런 변화 가운데 하나입니다. 통증이 가라앉아도 근력과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, 걷는 모양이 돌아오지 않으면 불편이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. 계단을 내려갈 때 몸이 한쪽으로 기울거나, 팔을 끝까지 올리지 못하거나, 조금만 오래 걸어도 쉽게 지치는 식입니다. 이런 불편은 통증만큼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본인도 모르고 지나가기 쉽습니다.
통증이 가라앉은 뒤에 할 수 있는 운동이 있습니다
통증이 심할 때는 힘을 키우는 운동을 하기 어렵습니다. 조금만 움직여도 아프면 몸이 먼저 움츠러들고, 억지로 하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.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아야 관절을 움직이는 범위를 넓히고 근력 운동을 단계적으로 늘려 갈 여유가 생깁니다.
그래서 안 아파져서 재활을 그만두고 싶어지는 때가, 실제로는 재활에서 해야 할 운동이 늘어나는 때와 겹칠 수 있습니다. 통증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재활을 멈추면 근력과 움직임을 되찾는 운동을 하지 못한 채 끝날 수 있습니다.
재활 진료에서는 무엇을 보나요
저희 의원 재활의학과에서는 수술 뒤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먼저 기능평가를 하고, 그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. 계획에는 도수치료, 물리치료, 운동치료, 자세 교정이 각자의 상태에 맞게 들어갑니다. 수술 후 재활은 단계별로 회복 계획을 잡기 때문에, 통증이 줄어든 뒤에 할 일도 처음부터 그 계획 안에 함께 들어 있습니다.
통증 조절과 기능 회복은 따로 떨어진 치료가 아닙니다. 저희 의원은 정형외과, 마취통증의학과, 재활의학과가 한 병원 안에서 협진하는 방식을 지향합니다. 재활을 하다가 통증이 다시 심해지거나 전에 없던 증상이 생기면 참고 넘기지 말고 담당 의료진에게 알려 주세요. 필요한 진료과가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.
언제까지 다닐지는 지금 남은 것을 보고 정합니다
재활을 얼마나 이어갈지,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수술 종류와 수술 전 상태, 지금 몸이 어디까지 돌아왔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. 같은 수술을 받았더라도 회복 속도와 결과가 같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. 그래서 기간을 먼저 정해 두기보다, 평가를 통해 지금 무엇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판단에 더 도움이 됩니다.
재활을 그만둘지 고민된다면 통증 말고 이런 점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.
- 수술 전에 하던 걷기, 계단 오르내리기, 팔 들어 올리기, 오래 앉아 있기 같은 동작을 불편 없이 할 수 있는지
- 수술한 쪽과 반대쪽의 힘이나 움직임에 차이가 느껴지는지
- 아프지 않으려고 자세나 걸음을 바꿔서 쓰고 있지는 않은지
- 많이 움직인 날 저녁에 불편이 다시 올라오지는 않는지
이 가운데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재활의학과 담당 의료진에게 그대로 이야기하고, 지금 단계에서 무엇이 남았는지 함께 확인해 보세요.
통증이 줄어든 것은 분명 반가운 변화입니다. 그 뒤에도 재활 진료를 이어가는 것은 근력과 관절의 움직임, 수술 전에 하던 동작이 얼마나 돌아왔는지 확인하고 남은 부분을 채워 가기 위해서입니다.